[대구쪽방상담소] '추석, 더 쓸쓸한' 탈북 쪽방주민 이야기
??B tv 대구뉴스 우성문 기자
[기사 내용]
? 배우진 아나운서
더도 말고 덜도 말라’는 한가위. 추석에는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여 정을 나누는 훈훈한 풍경이 연상되는데요. 하지만 추석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고 좁은 쪽방에서 쓸쓸하게
명절을 보내는 쪽방주민들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목숨을 걸고 내려와 쪽방에서 외롭게 추석명절을 지내는 어느 탈북주민의 이야기.
우성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추석명절을 맞아 대구쪽방상담소가 분주합니다.
추석에도 갈 곳이 없는 쪽방 거주민들이 합동 차례를 올릴 수 있도록 전과 떡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을 장만하느라 봉사자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int) 한동훈/쪽방상담소 간사
"고향에 가지 못하시는 분들을 저희가 같이 합동 차례상을 진행하기 위해서 저희 직원 분들과 같이 차례상 준비와 도시락에 들어갈 음식들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구지역 쪽방 거주민 대부분 추석에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쓸쓸히 명절을 보냅니다.
이들 중에서도 더욱 힘들고 외로운 탈북 쪽방주민.
10년 전 가족과 함께 두만강 국경을 넘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구사일생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가족들은 모두 국경을 넘지 못하고 총탄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int) 쪽방거주 탈북주민
"(탈북한지)10년 됐고요. 참 힘들게 살았습니다. 동생들 생각나서 진짜 죽을 생각도 많이 했고."
중국에서 태국을 거쳐 먼 길을 돌아 힘겹게 정착한 대한민국 대구.
정착지원금으로 500만원을 받았지만 400만원은 브로커에게 떼이고 남은 건 고작 100만원뿐이었습니다.
일용직으로 일을 하며 생계를 근근이 꾸려가지만 선천적으로 손에 장애가 있어 다른 사람들 보다 일도 적게 들어오고 일당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더구나 올 여름은 폭염이 극심해 일을 못 나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하지만 갈 곳도, 만날 수 있는 가족도 없는 명절은 더욱 외롭습니다.
int) 쪽방거주 탈북주민
"살아야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내 동생들 사랑한다. 오빠가 미안하다. 오빠가 열심히 살게."
고단하고 쓸쓸한 쪽방생활.
하지만 굶주림과 싸우며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했던 북한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int) 쪽방거주 탈북주민
"북한이라는 나라는 진짜로 개나 짐승보다 못한, 그래서 사람이 사는 게 아니고. 그게 말이 되냐고. 세상을 바꿔야 된다. 사람이 굶어 죽고 얼어 죽고. 그런 세상 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부탁합니다."
B tv 뉴스 우성문입니다.
출처: '추석, 더 쓸쓸한' 탈북 쪽방주민 이야기 (B tv 대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