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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쪽방상담소] 쪽방촌은 벌써 겨울…연탄 기부↓·물가↑에 '걱정' 2024-11-15
[대구쪽방상담소] 쪽방촌은 벌써 겨울…연탄 기부↓·물가↑에 '걱정'

"여름보다 겨울이 더 힘들어" 연탄·전기장판에 의지한 하루

연탄은행 "올해 연탄 후원 작년보다 58% 줄어"

대구 중구 한 쪽방촌
대구 중구 한 쪽방촌?[촬영 박세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황수빈 기자 = "연탄 기부가 줄었다고 하던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싶습니다"

12일 오전 대구 중구 한 쪽방 밀집 구역.

좁은 골목 사이 군데군데 자리잡은 쪽방 건물에는 오전부터 그림자가 내려앉아 찬 기운이 감돌았다.

골목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난방을 위해 연탄을 교체하고 있는 쪽방촌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쪽방촌의 겨울은 11월 초부터 이미 시작됐다.

15년째 쪽방촌을 운영하며 함께 생활 중인 박모 씨는 기자에게 연탄 기부가 줄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 씨는 "올해 연탄 기부가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며 "아직은 괜찮은데 앞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파가 오면 하루에 연탄을 5번은 교체해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데 연탄 기부가 줄면 3번밖에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해는 (봉사)단체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나눠주던 후원품도 뚝 끊겼다"며 "단체에 물어보니 기부품이 들어온 게 없어서 나눠줄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대구 서구 한 쪽방촌에 보관 중인 연탄
대구 서구 한 쪽방촌에 보관 중인 연탄?[촬영 황수빈]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한 달간 후원받은 연탄은 4만650장이다.

지난해 10월 한 달간 후원받은 9만8천194장보다 58% 줄었다.

쪽방촌은 주로 연탄을 이용해 난방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쪽방촌 거주(지난 7월 기준) 인원은 593명이며 여관 22동, 여인숙 43동이다.

1평 남짓한 쪽방에서 전기장판에 의지해 하루를 보내고 있던 이모(70)씨는 "한겨울에는 연탄 없이 생활하기 힘든데 후원이 끊길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그는 "여름보다 겨울 나기가 더 힘들다"며 "특히 겨울에는 씻을 때 정말 힘들고 밖에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쪽방촌 주민들은 외부에 마련된 공용 화장실을 이용한다.

대구 서구 쪽방촌
대구 서구 쪽방촌?[촬영 황수빈]

전기·가스·수도 등 공과금을 비롯한 각종 물가 상승도 겨울을 앞둔 쪽방촌 주민들의 걱정거리다.

쪽방촌 한 주민은 "겨울에는 씻기위해 목욕탕을 일주일에 3∼4일씩 찾아간다"며 "목욕비만 한 달에 7만원은 족히 나오니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30년째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배모(82) 씨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고 주거비를 내고 나면 30만원 정도 남는데 이걸로는 생활하는 게 빠듯하다"고 말했다.

배 씨는 "겨울에는 몸이 아플까 봐, 몸이 버틸 수 있을지가 제일 걱정"이라며 "당장은 따뜻한 잠바랑 바지를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구의 한 쪽방촌에서 연탄을 갈고 있던 박모(68) 씨도 겨울을 앞두고 걱정이 가득했다.

박 씨는 "연탄이 충분히 보급될지 확신할 수 없다"며 "안정적으로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곳으로 이사 가고 싶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그가 머무는 자그마한 쪽방 옆에는 연탄 수십장이 쌓여 있었다.

쪽방촌 주민 김모(58) 씨는 "보일러는 당연히 없다. 겨울에는 전기담요를 덮고 옷을 겹겹이 껴입으면서 버틴다"며 자신이 입고 있는 외투를 들어 보였다.

김씨는 "작년에는 너무 추웠다"고 말한 뒤 "한 끼에 2천원짜리 점심을 먹기 위해 복지관에 가야 한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의 한 복지기관 관계자는 "연탄을 포함해서 갈수록 후원 물품이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에 연탄이 7천여장 들어왔는데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탄이나 공동 난방을 사용하는 쪽방촌 현실에 맞는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르포] 쪽방촌은 벌써 겨울…연탄 기부↓·물가↑에 '걱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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