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아프리카처럼 덥다고 해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시에서 올해 7개 특·광역시 중 가장 적은 온열 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노숙인 등 폭염 취약계층 보호 대책 등이 온열 질환자 감소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집계 결과 올해 대구지역 온열 질환자는 지난해보다 13.6% 증가한 67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 질환자 수 자체는 증가했지만, 7대 특·광역시 중에서는 가장 적었다. 인구가 비슷한 도시인 부산(129명), 인천(205명)보다 확연히 낮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세종시(29명) 다음으로 온열 질환자 수가 적었다.
올해 대구 지역 폭염일수는 지난해 27일의 2배 가까운 53일을 기록할 정도로 무더웠다. 이는 역대 가장 더웠던 94년 60일, 2013년 54일에 이어 세 번째다. 열대야 일수 역시 36일에 달한다. 지난해 11일과 비교해 3배가 넘는 수치다.
3대 폭염 취약 계층 보호 나선 대구시 대구시는 지난 5월 20일부터 9월까지 폭염 대책 TF를 가동해 폭염 3대 취약 계층인 ‘노숙인·쪽방주민·독거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현장근로자’, ‘노년층 농업종사자’ 보호에 중점을 뒀다.
우선 노숙인 현장대응반을 운영하면서 주기적으로 순찰하고, 얼음생수·쿨토시·마스크 등 냉방·위생용품 지원과 주 4회 도시락·보양식을 제공했다. 또 쪽방 상담소에 지난해 에어컨 96대에 이어 올해도 15대를 추가 설치했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00만원을 기부받아 에어컨 전기료도 지원했다. 독거노인 등은 안전 확인을 위해 재난 도우미 7321명이 방문하거나 매일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고, 폭염 대처요령을 문자로 안내하는 등 보호 활동도 강화했다.
공사장 현장근로자 보호를 위해서는 관내 총 191개 건설공사장을 대상으로 폭염 취약시간대(오후 2~5시)에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온열 질환 예방 3대 수칙(물·그늘·휴식)의 이행을 독려하고 폭염특보에 따른 휴식시간 준수 등을 점검했다.
이와 함께 지역 노년층 농업종사자인 6867명을 대상으로는 장시간·나홀로 농작업을 피하도록 홍보하고, 폭염특보 발령 시 마을 이·통장, 지역자율방재단 등이 폭염 취약시간대에 농작업 현장을 예찰하도록 했다.
대구시는 이외에도 다양한 폭염 저감 시설을 설치했다. 올해 스마트그늘막 80개소를 추가 설치했고, 쿨링포그(물안개분사장치) 8개(기존 89개), 바닥분수 1개(기존 77개) 등 115개소를 추가로 마련했다. 올해 이들 시설을 포함한 폭염 저감시설 2467개가 전면 가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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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열기 식히고, 봉사단체 ‘구슬땀’
뜨거운 도심 열기를 식히기 위해 대구시는 달구벌대로 등 6개 구간(13.6㎞)에서 도로살수 자동시스템(클린로드)을 하루 4회 가동했고, 9개 구·군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살수차 24대를 임차해 하루 666㎞구간 총연장 1만9985㎞에 물 뿌리기를 실시했다.
봉사단체도 나섰다. 구·군과 함께 폭염 경보발효 기간 유동인구가 많은 경상감영공원·청라언덕역·동대구역 광장 등 다중이용 장소 13곳에 자원봉사센터 소속 219개 봉사단체가 시원한 청라수(병입 수돗물)를 배부하는 등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홍성주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역대급 폭염 속에서도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특색있는 예방 활동을 추진했다”며 “시민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