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쪽방상담소] 길어진 폭염 줄어든 후원..‘쪽방’ 에어컨 ‘무용지물’
[기사 내용]
? 배우진 아나운서
대구는 ‘대프리카’로 불릴 만큼 무더운 곳입니다. 올해도 대구는 33도 이상의 폭염일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9월 초순인데도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냉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좁은 쪽방에서 생활을 하는 주거취약계층들은 말 그대로 살인적인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우성문 기자가 쪽방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대구 서구의 한 주택가.
허름한 여인숙에 쪽방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각자 세평 남짓한 좁은 방에 거주하면서 화장실과 세면장, 냉장고는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9월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대구쪽방상담소 지원으로 올해 처음 에어컨을 설치했지만, 전기요금이 무서워 에어컨을 틀 엄두도 못 냅니다.
공사판 일을 해오다가 7년 전 병을 얻어 일을 못하다보니, 월 30만원도 안 되는 생계지원비로 살아가고 있는데, 방값만 한 달 17만원을 내는 살림에 에어컨은 무용지물입니다.
int) A씨(쪽방주민)
"15-6년 살았는데 그동안에는 더워도 올해만큼은 안 더웠는데 올해는 너무 더워가지고 여기 한 3평 되는데서 사는데 너무너무 힘듭니다."
쪽방주민 상당수가 공사장이나 농장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폭염이 늘고 경기는 나빠지면서 일을 쉬는 날이 많아져 생계에 직접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에 다가온 추석명절은 외로움만 더 깊어지게 합니다.
int) A씨(쪽방주민)
"추석은 너무 쓸쓸합니다. 너무 외롭고 진짜 이렇게 놔두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습니다. 너무너무 힘이 듭니다. 없는 사람들 좀 도와주십시오. 정부에서 여기 쪽방 이런 데 너무 괄시하지 말고. 정부에서 안 도와주면 그냥 죽습니다. 진짜 부탁합니다."
설상가상 경기침체로 이들에 대한 지원과 후원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대구쪽방상담소가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96대의 에어컨을 쪽방주민들에게 설치해줬는데, 올 여름 에어컨 설치대수는 15대에 그쳤습니다.
int) 장민철/대구쪽방상담소장
"대구에 쪽방주민이 600여명 가까이 대부분 여관 여인숙 형태 작은 방에 계시는데, 노숙인이나 쪽방주민을 지원하는 기업들이나 이런 건 사실 많지 않습니다. 나눔이나 봉사 혹은 후원하겠다는 기업이나 단체들은 최근 코로나 이후 계속 감소추세에 있는 건 맞습니다."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주거약자 쪽방주민들.
경기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민간의 후원에 의존하기보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정적인 지원 정책 마련과 시행이 시급합니다.
B tv 뉴스 우성문입니다.
출처: 길어진 폭염 줄어든 후원..‘쪽방’ 에어컨 ‘무용지물’ (B tv 대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