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쪽방상담소] ‘대프리카’ 대구의 반전…역대급 폭염에도 7대 특·광역시 중 온열질환자 2번째로 적어
무더위 탓에 ‘대프리카’라는 별칭을 가진 대구광역시이지만 온열질환자 발생률은 낮은 편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시는 올해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가 67명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올 9월 기준 대구시 인구(236만5523명)를 기준으로 하면 1만명 당 0.2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셈이다.
이는 전국 7대 대도시 중 서울(0.25명)에 이어 두 번재로 낮은 수치다. 1만명 당 온열질환자 수는 울산(0.99명)이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0.67명), 광주(0.49명), 대전(0.48명), 부산(0.39명) 등의 순이었다. 다만 이는 도시별 연령·산업구조 등 온열질환 발생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을 배제하고 환자 수만을 기준으로 한 집계다.
대구는 올해도 더웠다. 올해 폭염일수는 지난해(27일)의 2배 수준인 53일이나 이어졌다. 열대야 일수 역시 지난해(11일)의 3배가량인 36일을 기록했다.
폭염과 열대야 기간은 길었지만 대구지역의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59명에 비해 소폭(13.6%)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구시는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 보호대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있다.
이날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폭염대책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는 등 종합대책을 추진했다. 대구시는 폭염 3대 취약분야인 ‘노숙인·쪽방주민·독거노인 등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공사장 현장근로자’, ‘노년층 농업종사자’ 보호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우선 노숙인 현장대응반을 운영해 주기적으로 현장을 살폈다. 얼음생수와 쿨토시, 마스크 등 냉방·위생용품을 비롯해 도시락(주 4회) 및 보양식을 지원했다.
쪽방상담소에서는 지난해 지역 여인숙 등 쪽방에 에어컨 96대를 설치한데 이어 올해도 15대를 추가 설치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00만원을 지정기부 받아 에어컨 전기료도 지원했다.
또한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의 안부를 묻기 위해 생활지원사 등 재난도우미 7321명이 방문(연인원 30만8942명)하거나 매일 전화통화(총 105만5899회)을 실시했다. 폭염 대처요령을 안내(문자서비스 273만5153회)하는 등 보호활동도 강화했다.
공사장 현장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대구시는 지역의 건설공사장 191곳에 대해 폭염 취약시간대(오후 2~5시)에는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온열질환 3대 수칙(물·그늘·휴식) 적극 이행, 폭염특보에 따른 휴식시간 준수 등도 점검했다.
노년층 농업종사자(6867명)에게는 오랜 시간 또는 혼자 작업하지 말 것을 홍보했다. 폭염특보 발령 시 마을 이·통장, 지역자율방재단 등이 폭염 취약시간대에 농작업 현장을 살피고, 마을 엠프방송(1만8221회) 및 차량 가두방송(941회)도 시행했다.
대구시는 지난 7월22일부터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 단계로 높였다. 13개 부서가 참여하던 폭염대책 태스크포스를 체육 및 도시 안전부서 2개 부서를 추가, 15개 부서로 확대 운영해 72일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했다.
또 9개 구·군과 함께 폭염경보 발효기간 동안(총 17회)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과 도시철도역 등 다중이용 장소 13곳에 자원봉사센터 소속 219개 봉사단체가 중심이 돼 병입 수돗물을 나눠주는 등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밖에 대구시는 올해 스마트그늘막 80곳·물안개분사장치(쿨링포그) 8곳·바닥분수 1곳 등을 추가 설치해 폭염저감시설 2467곳을 가동했다.
홍성주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역대급 폭염 속에서도 시민의 폭염피해 예방을 위해 특색있는 예방 활동을 추진했다”면서 “장기간 지속되는 변화된 폭염 특성에 맞는 보완대책을 마련하는 등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